참다랑어와 수확전략, 지속가능한 어업을 위한 자원 관리가 필요하다
참다랑어는 통조림이나 회, 냉동식품으로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종으로 다랑어 중에서도 대중적으로 가장 유명한 종에 속한다.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일본, 미국, 유럽 등지에서 고급 식재료로 인기가 높기 때문에 수십 년 동안 과도한 어획이 이어져 자원이 고갈될 수준에 이르렀다고 평가된다. 남획의 영향으로 참다랑어 자원 보호를 위한 필요성이 높아지자, 대평양 지역의 수산자원을 지속 가능하게 관리하고 있는 두 지역수산관리기구(Regional Fisheries Management Organization, RFMO)인 ‘전미열대다랑어위원회(IATTC)’ 와 ‘중서부태평양수산위원회(WCPFC)’는 참다랑어 관리를 위한 공동 논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관련 규제 조치 마련하고 있다.
이 두 수산기구는 공동논의를 통해’수확전략(Harvest Strategy)’에 기반하여 참다랑어 ‘수확통제규칙(Harvest Control Rules, HCRs)’을 수립하고 이를 적용할 계획이다. 우리나라 참다랑어 조업의 경우, 제주나 동해 부근 연근해에서 조업하고 있으며 참다랑어 조업에 있어서는 WCPFC 관할 수역에 속해, 향후 마련될 수확통제규칙의 적용을 받게 될 것이다.
수확전략은 기후 변화, 어장의 변화, 불법·비보고·비규제(IUU) 어업의 증가 등 복합적인 환경 요인에 의해 어업 자원의 예측 가능성이 낮아짐에 따라 전통적인 수산 관리 방식의 실효성에 의문을 던지며 등장한 개념이다. 전통적으로 수산자원 관리는 수산 자원 평가 후 과학 자문에 따라 국가간 조업량을 협상해 쿼터를 정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 왔다. 그러나 이런 방식은 자원의 불확실성, 수집할 수 있는 생물학적·어업적 데이터의 한계, 쿼터 협상 과정의 정치적 요소 등으로 인해 오히려 수산자원의 남획이나 자원의 회복을 지연시키는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등장한 수확전략은 사전에 합의된 관리 목표와 절차에 따라 자원 상태에 따라 자동으로 관리 조치를 결정하는 체계로써, 과학적 근거에 기반하여 예측 가능하고 일관된 조업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외부 환경에 대한 대응력을 강화한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수확전략은1) 관리목표 2) 기준점 3) 수확통제규칙 4) 관리전략 평가 라는 4가지 요소로 구성된다.
우선 수산자원을 얼마나 건강하게 유지하고 어획량은 얼마나 안정적으로 유지할지 기한을 명시한 구체적인 관리목표를 세운다. 그리고 자원상태를 평가할 기준을 마련하는데, 한계 기준점(LRP, 자원상태가 심각한 상황으로 자원회복을 위한 조치가 즉각 시행되어야 함)과 목표 기준점 (TRP, 자원이 이상적으로 유지되어야 하는 수준)이 대표적인 기준점이 될 수 있다. 목표와 기준점을 세운 후에는, 자원상태가 기준점을 벗어날 때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지 미리 규칙을 정해놓는데, 이것을 수확통제규칙이라고 한다. 자원이 줄어들면 조업을 줄이고 회복되는 일부 조업을 허용하는 규칙을 정해 자동으로 실행될 수 있도록 한다. 마지막으로는 이 모든 과정이 실제 효과가 있는지 시뮬레이션을 해보는 과정인 관리전략 평가를 진행하며 목표 달성 여부를 검증하게 된다.
수확전략은 불확실성이 높은 수산 자원 관리 영역에 과학 기반의 예측 가능한 어업 정책을 수립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수확전략 자체가 과학적 근거에 기반을 두기 때문에 자칫하면 과학자만의 작업으로 여겨질 수 있으나, 실질적 효과를 위해서는 정책적 의지와 실행이 중요할 것이다. 운영 모델이나 과학적 근거는 과학자들이 담당하고 있으나 기준점 설정, 허용가능한 위험 수준에 대한 합의, 이행 체계 구축은 정부, 업계, 시민사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긴밀한 협력과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 수확전략은 단기적 차원에서의 어획량 확보를 위한 전략이 아니라 장기적 관점에서 변화하는 환경 속 불확실성을 줄이고 지속가능한 어업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다시 참다랑어로 돌아와, 현재 태평양 참다랑어 수확전략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으며 여러가지 시나리오 중 가장 적합한 참다랑어 수확통제규칙이 WCPFC, IATTC 총회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여러가지 시나리오 중 수산자원 고갈을 막고 지속가능한 어업을 가능하게 하는 안이 선택되기를 바라며, 우리나라 역시 과학기반의 자원관리 강화와 지속가능한 어업으로의 전환을 고민하고 향후 적용될 수확전략에 기반한 국내 어업 관리 체계 구축에 대해 논의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