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우리 모두의 바다를 위하여 ‘Our Ocean Conference’

우리 모두의 바다를 위하여 ‘Our Ocean Conference’

기후해양정책연구소 코리 기후해양연구실 김정도 연구실장

제10차 아워 오션 콘퍼런스(Our Ocean Conference, OOC)가 오는 4월 28일부터 30일까지 사흘간 부산에서 개최된다. 한국에서는 그동안 다양한 환경 관련 국제회의가 열려 왔지만, 해양환경만을 단일 주제로 한 고위급 국제회의는 이번이 사실상 최초다. 그만큼 제10차 OOC의 부산 개최는 남다른 의미를 가진다.

OOC는 2014년, 미국 버락 오바마 행정부 당시 국무장관이었던 존 케리의 주도로 시작된 국제회의다. 국제연합(UN)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중 제14항, 해양 생태계 보호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유일한 국제 포럼이기도 하다. OOC는 특히 해양 보호를 위한 국제사회의 협력과 실질적인 행동을 촉진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OOC는 각국 정부, NGO, 민간 부문, 학계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해양 문제의 해결책을 모색하고 구체적인 약속을 공유하는 다자간 협력의 장이다. 이번 부산 회의에는 100여 개국의 고위 정부 관계자, 400개 이상의 NGO, 1,000여 명의 글로벌 리더가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회의의 슬로건은 ‘우리의 바다, 우리의 행동(Our Ocean, Our Action)’이다. 지속가능한 해양 이용을 위한 협력 방향을 설정하는 주요 회의가 될 것으로 기대되며, 총 7가지의 의제를 논의한다.

7가지 의제는 ▲해양보호구역(MPA): 30×30을 위한 행동 ▲지속가능한 어업: IUU 어업 근절을 위한 조치 ▲해양 오염: 해양 플라스틱 오염 해결을 위한 조치 ▲기후변화: 바다의 탄소 감축을 위한 조치 ▲해상 보안: 한정적인 국제 해운 질서를 위한 행동 ▲지속가능한 해양경제: 해양경제를 위한 혁신적 프레임워크 구축을 위한 조치 ▲디지털 해양: 디지털 기술을 통한 지속가능한 해양 발전을 위한 활동 등이다.

특히 이번 회의에서는 ‘국가관할권 이원지역 생물다양성 보전 및 지속가능이용 협정(BBNJ 협정)’과 ‘국제 플라스틱 협약 회의(INC)’ 등 해양보전의 핵심 이슈에 대한 국제협력과 이행 방안이 집중적으로 논의될 예정이다.

OOC가 주목받는 이유는 회의 그 자체뿐 아니라, 이를 계기로 실질적인 변화가 촉진된다는 점 때문이다. 특히 개최국은 회의를 앞두고 자국의 해양보호 정책을 강화하며 국제사회에 모범적 행보를 보여주는 경향이 있다.

그 성과는 뚜렷하다. 첫 회의 개최국인 미국은 오바마 대통령의 주도로 하와이 북서부의 파파하나우모쿠아케아 해양 국립기념지를 기존보다 4배 넓은 1,510,000㎢로 확대하며, 세계 최대의 해양보호구역으로 조성했다. 이 지역에서는 상업적 어업과 해저 채굴이 금지되고, 7,000종 이상의 해양생물과 고대 산호초가 보호된다. 이는 OOC를 처음 시작한 국가의 상징적 의지로 평가받는다.

이후에도 OOC 개최국들은 강력한 해양보전 조치를 이어갔다. 2회 개최국인 칠레는 이스터섬 주변 720,000㎢의 해역을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했고, 4회 개최국 몰타는 자국 해역의 30%를 해양보호구역으로 정비했다. 8회 파나마는 반코 볼칸 해양보호구역(Banco Volcán)을 확장해서 자국 해역의 54.3%를 보호구역으로 지정하고 상업적 어업을 금지하는 강력한 조치를 취했다.

직전 회의를 개최한 그리스는 이오니아해와 에게해에 각각 14,000㎢, 8,000㎢ 규모의 해양 국립공원을 신설했으며, 2026년까지 해양 국립공원에서, 2030년까지는 모든 해양보호구역에서 저층 트롤어업을 전면 금지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처럼 OOC 개최국들은 해양보호와 지속가능한 해양 이용을 위한 국제적 협력에 실질적인 기여를 해왔다. 그리고 이제 10번째 개최국인 한국도 이 노력에 동참하고 있다.

한국은 지난 3월 14일 ‘국가관할권 이원지역 생물다양성 보전 및 지속가능이용 협정(BBNJ 협정)’을 국회에서 비준한 뒤, 3월 19일 유엔에 기탁하여 동아시아 최초이자 전 세계 21번째 비준국가가 되었다. 이는 중국, 일본, 러시아보다 앞선 조치로, 아시아 국가들의 BBNJ 협정 비준 확산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고 평가받는다.

또한, 최근 제주 관탈도 주변 약 1,000㎢에 달하는 대규모 해양보호구역을 신규로 지정한 것은 한국 정부의 해양보호 의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조치였다. 정부는 우리 해역의 30%를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하겠다는 국제사회와의 약속을 공표한 바 있으며, 이번 지정은 향후 더 큰 해양보호구역 확대를 위한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이는 한국이 해양보전에 있어 더욱 실질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다.

이렇듯 OOC는 단순한 선언의 장이 아닌, 해양보전에 강력한 추진력을 제공하는 실효성 있는 회의다. 이번 부산 회의에서도 한국은 그간 국제사회가 공유해온 약속을 이행하고, 해양보전을 위한 글로벌 협력의 일원으로서의 책무를 다하고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이번 회의를 계기로 한국이 해양보호에 더욱 앞장서는 국가로 도약하길 기대한다. 이번 제10차 OOC가 지구 해양의 보전과 지속가능한 이용, 해양환경과 인류의 공존, 그리고 공동의 번영을 향한 실천적이고 포용적인 구상이 넘치는 계기로 작용하기를 바란다. 진정한 우리 바다를 위한 행동을 확인할 수 있는 회의가 되기를 기대한다.

※ 해당기고는 제주의소리에 실렸습니다. https://www.jejusori.net/news/articleView.html?idxno=435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