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자원 고갈 우려와 지속가능한 어업을 위한 과제

오징어 자원 고갈 우려와 지속가능한 어업을 위한 과제

우리나라 연근해에서 잡히는 오징어 생산량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 20일 통계청이 발표한 전국 연근해 오징어 생산량은 전년 대비 42% 감소하여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이는 2002년과 비교하면 약 16분의 1 수준이다. 이처럼 오징어 생산량이 급감한 주요 원인으로는 고수온을 유발하는 기후변화와 함께 남획이 지목되고 있다. 이와 같은 연근해 어획량 감소에 따라 원양산 오징어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연근해 생산량 감소에 따라 원양산 오징어 생산량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으며, 연근해 부족분을 보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오징어는 국내 연근해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자원 관리 부족으로 인한 고갈 위기에 직면해 있다.

오징어는 황새치, 상어, 참치, 해양 포유류, 바다새 등 다양한 해양 생물의 먹잇감으로서 해양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뿐만 아니라, 상업적으로도 가치가 높은 어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징어 어업은 자원 관리가 미흡한 분야로 꼽히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도 오징어 자원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러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과학적 조사와 관리 계획은 아직 충분히 마련되지 않은 실정이다. 오징어를 포함한 두족류 어획량은 1950년 약 50만 톤에서 2014년 약 485만 톤으로 10배 가까이 증가했으며, 2022년에는 전 세계 수산물 어획량의 약 11%를 차지했다. 특히 2017년부터 2020년 사이 오징어 어획 노력은 68%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국내외 오징어 소비가 꾸준히 증가함에 따라, 오징어 자원 관리와 고강도 어업에 대한 규제 필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특히, 태평양 지역의 수산기구들은 오징어를 관리 대상 어종으로 설정하고, 과학적 분석에 기반한 보존 조치를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가 제기되고 있다. 현재 전 세계 오징어 조업의 상당수는 규제가 없는 공해 상에서 이뤄지고 있으며, 주요 조업국인 중국은 어선 수와 조업 시간에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오징어 조업은 전 세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지만, 지역수산기구(Regional Fisheries Management Organization, RFMO)에 의해 관리되는 해역은 태평양 지역이 유일하다. 남태평양 지역수산관리기구(SPRFMO)와 북태평양 수산위원회(NPFC) 등은 과학적 조사와 보존 조치 마련을 위한 논의를 이제 막 시작한 단계다. 한편, 남서대서양의 아르헨티나 남쪽 포클랜드 제도 및 FAO 41 해구 공해 수역도 대표적인 오징어 조업지로, 우리나라를 포함한 여러 국가들이 이 지역에서 활발히 조업 중이다. 이 지역은 현재 지역수산기구가 마련되어 있지 않다. 아울러, FAO 41 해구와 같은 공해 지역은 현재 ‘공해 저층어업에 관한 UN 결의사항 이행에 관한 고시’에 따라 일정 수준의 어업행위 관리가 이루어지고 있으나, 자원 관리를 위해 포클랜드 수역과 공해 수역에 대한 별도의 지역수산관리기구 신설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오징어 자원관리를 위한 글로벌 거버넌스를 구축하여, 현재 각국이 개별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오징어 자원 조사 및 연구를 보다 체계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오징어 자원에 관한 과학적 데이터를 확보하고, 남획 및 불법 어업을 방지하며 지속가능한 수준의 어업이 이뤄질 수 있도록 자원 관리 체계를 수립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중국, 일본, 대만과 함께 대표적인 오징어 조업국으로, 예비 IUU(불법·비보고·비규제) 어업국으로 지정되었던 과거에서 벗어나 준법 어업을 위해 지역수산기구의 규범을 준수하고 지속 가능한 어업 체계 구축에 힘쓰고 있다. 오징어는 국내외적으로 중요한 자원인 만큼, 우리 업계 역시 지속 가능한 어업을 위한 노력을 확대해 나가며 정부도 지역수산기구 차원의 과학 조사와 자원 관리 체계 마련에 적극적으로 임해야 할 것이다.